테스트는 왜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일까?

테스트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개발자가 고개를 끄덕인다. 코드의 품질을 높이고, 버그를 줄이며, 리팩토링을 쉽게 만든다는 점에서 테스트는 이론적으로 완벽한 해결책이다. 문제는 실천이다. 테스트를 제대로 작성하고 유지하려면 시간도, 노력도, 팀의 협력도 필요하다. 결국 누군가는 “그 방울을 고양이 목에 달아야” 하는데, 현실에서는 그 누군가가 좀처럼 나서지 않는다. 책임이 명확하지 않으면 테스트는 점점 방치되고, 무너져버린다.

개발 초기에는 기능을 빠르게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유로 테스트는 뒷전으로 밀려난다. 어느새 프로젝트는 점점 복잡해지고, 이제 와서 테스트를 도입하기엔 너무 늦었다는 말이 나오는 시점에 도달한다. 테스트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지금은 시간이 없다”는 핑계가 모든 걸 덮는다. 하지만 시간이 없는 게 아니라, 테스트를 위한 시간이 처음부터 계획되지 않았던 것이다.

게다가 테스트에 대한 문화가 자리 잡히지 않은 팀이라면, 테스트는 자연스럽게 “추가적인 업무”로 여겨진다. 테스트가 일반적인 개발 과정의 일부가 되지 않으면, 우선순위에서 계속 밀릴 수밖에 없다. 여기에 기술적인 장벽까지 겹치면, 상황은 더 복잡해진다. 테스트를 잘 작성하려면 관련 도구와 개념을 익혀야 하고, 그 과정은 초심자에게 꽤 낯설고 어렵다. 그렇게 테스트는 마음 한구석의 이상으로만 남게 된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고양이에게 방울을 다는 현실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모든 코드에 테스트를 적용하려는 욕심은 잠시 내려두자. 우선 변화 가능성이 높거나 중요한 로직부터 작게 시작하는 것이 좋다. 새로운 기능을 만들 때 테스트를 같이 작성하고, 버그가 발생한 영역에는 회귀 테스트를 추가하는 식으로 점진적으로 확장할 수 있다. 테스트 실행을 자동화하고, 개발 흐름 안에 자연스럽게 녹이는 것도 중요하다. 테스트가 ‘특별한 작업’이 아니라 ‘일반적인 개발 과정’이 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핵심은 신뢰다. 테스트는 단순히 코드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수단이 아니다. 팀이 서로의 코드를 믿고, 두려움 없이 변경할 수 있게 만드는 기반이다. 테스트가 잘 되어 있는 프로젝트에서는 코드 리뷰가 수월해지고, 새로운 팀원이 들어와도 시스템의 기대 동작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결국 테스트는 팀 전체가 함께 쌓아올리는 신뢰의 구조물이다.

테스트는 한 번 달아놓으면 끝나는 방울이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테스트도 낡고, 무뎌지고, 때로는 거슬리는 소리를 낼 수도 있다. 중요한 건 그 방울의 소리를 계속 들을 수 있게 유지하는 일이다. 테스트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항상 실행 가능한 상태로 유지하며, 팀이 테스트를 당연하게 여기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단 그 이후가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