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관의 역할은 지원자의 역량과 가능성을 공정하게 평가하고, 그 과정에서 지원자가 가진 강점을 발견해 내는 데 있다. 그러나 때때로 면접 과정에서 면접관의 태도나 질문 방식이 본래의 목적을 벗어나, 단순히 우월감을 드러내거나 지원자를 압박하는 데 집중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태도는 지원자에게 불필요한 좌절감을 안길 뿐만 아니라, 회사의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자신의 “대기업 출신” 경력을 강조하며 현재의 면접 과정을 깎아내리거나, 지원자의 자질을 평가하기보다 시스템의 문제로 돌리는 발언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대기업에서는 인사팀이 필터링을 잘해줘서 면접이 원활하다”는 식의 발언은, 지원자가 면접 자리에 앉아 있는 것조차 실수였다는 뉘앙스를 풍긴다. 이러한 발언은 면접관 본인의 권위를 세우기 위해 지원자를 깎아내리는 행동에 불과하다.
또한, 면접관이 질문을 통해 지원자의 논리적 사고나 문제 해결 능력을 파악하려는 의도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압박 면접이라는 명목으로 지식을 과시하거나, 지원자가 답하지 못할 법한 영역까지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태도는 건설적이지 않다. 이는 지원자의 성장을 돕는 피드백을 제공하기보다, 단순히 “나는 이런 것도 알고 있다”는 걸 과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이런 사례가 특화된 도메인을 가진 스타트업에서 빈번히 발생한다는 점도 우려가 커지고 있는 부분이다. 스타트업이라면 일반적으로 지원자가 새로운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고, 문제 해결 능력을 통해 성장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그러나 면접관의 태도가 이런 유연함을 고려하기보다, 다른 쪽에 더 무게를 두는 경우 해당 스타트업이 이런 원칙을 고수하면서 얼마나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진정한 면접관은, 지원자가 모르는 부분을 통해 그들의 사고 과정을 살펴보고, 모르는 것을 배우려는 자세와 문제 해결 능력을 평가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면접은 지원자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회사와의 적합성을 함께 탐색하는 과정이지, 면접관 개인의 지식 자랑 대회가 아니다.
회사는 면접관 교육을 통해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고, 면접 과정이 지원자에게도 배움과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좋은 개발자가 좋은 면접관이 되는 것은 아니다. 훌륭한 면접관이란, 지원자가 가진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이끌어내고, 공정한 기준으로 평가할 줄 아는 사람이다.
모든 면접은 양방향의 과정이다. 면접관도 면접을 본다는 마음가짐으로, 스스로의 태도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